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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24 22:41

희경공 최이의 졸기

글쓴이 : 최진문

전 판부사 최이의 졸기

전 판부사(判府事) 최이(崔迤)가 졸하였다. 최이의 구명(舊名)은 원(遠)이며, 자(字)는 유명(惟明)이니, 강릉부(江陵府)의 사람이었다. 강릉군(江陵君) 유련(有璉)의 아들로 도평의 지인(都評議知印)으로 출신(出身)하여, 경신년에 낭장 겸 규정(郞將兼糾正)에 임명되고, 지정선군사(知旌善郡事)로 나갔다가 또 교주도(交州道) 안렴사(按廉使)가 되었으며, 판도 전법총랑(版圖典法摠郞)·감문비순위 대호군(監門備巡衛大護軍)·삼사 우윤(三司右尹) 등직에 여러 번 천전되었고, 경오년 여름에 겸 사헌 집의(兼司憲執義)가 되었다가, 삼사 좌윤(三司左尹)으로 전임되었다. 이때 우리 태종(太宗)이 우윤(右尹)이 되니, 최이는 마음속으로 그 성덕(聖德)이 있음을 알고는 날로 경대(敬待)를 더하더니, 태종이 즉위함에 미쳐, 최이가 사람을 알아보는 밝은 지감(知鑑)이 있는 것을 일컬었다. 임신년에 판통례문사(判通禮門事)가 되었다. 이 해 가을에 태조(太祖)가 나라를 창건하고, 최이를 중추원 우부승지(中樞院右副承旨)에 제수하였고, 좌승지(左承旨)에 승진되었다. 갑술년에 중추원 부사(中樞院副使)에 승진, 을해년에는 경기좌도 도관찰사 겸 병마 도절제사(京畿左道都觀察使兼兵馬都節制使)가 되었으며, 정축년에 지방으로 나가서 완산 부윤(完山府尹)이 되었다가, 경진년에 다시 들어와서 중군 총제(中軍摠制)·좌군 총제(左軍摠制)·겸대사헌(兼大司憲)을 역임하고, 임오년에 지방으로 나가 전라도 도절제사가 되었다가, 갑신년에 내직으로 들어와 참찬의정부사(參贊議政府事)가 되었다. 을유년에 공조 판서에 임명되어 중군 도총제(中軍都摠制)를 역임하고 모친 상을 당하였는데, 이듬해 봄에 마침 변경에 경보(警報)가 있어, 임금이 특명으로 불러 대궐에 나아가니, 의관(衣冠)을 내리고, 이내 기복(起復)하여 충청도 병마 겸 수군 도절제사(兵馬兼水軍都節制使)로 삼으니, 굳이 사양하여도 윤허하지 아니하였다. 무자년에는 길주도(吉州道) 도안무사(都按撫使)가 되고, 기축년에는 영진주목사(領晉州牧使)가 되었으며, 임진년에 내직으로 들어와 판경승부사(判敬承府事)가 되었다가 형조 판서(刑曹判書)로 전임되었다. 계사년 봄에 북경에 가서 절일(節日)을 하례하였고, 가을에는 서북면 도순문사(西北面都巡問使)가 되었다. 을미년에 또 참찬(參贊)이 되고, 丙申년에는 판우군부사(判右軍府事)가 되었으며, 무술년에는 개성 유후(開城留後)를 거쳐 찬성(贊成)·호조 판서(戶曹判書) 등을 역임하였다. 경자년에 경상도 도관찰사(都觀察使)가 되었다가 어떤 일로 파직되었다. 갑진년에 〈명나라〉 태종 문황제(太宗文皇帝)가 붕(崩)하매, 최이로 진향사(進香使)를 삼고 특히 숭록(崇祿)의 품계를 가하여 판우군부사(判右軍府事)를 삼았는데, 이에 이르러 질병으로 졸하니, 향년은 71세이었다. 부음(訃音)을 아뢰니, 중사(中使)에게 명하여 조상하고, 3일 동안 조회를 거두었으며, 관에서 장사에 따른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게 하였다. 최이는 몸가짐이 겸허 공순하였고, 독서를 좋아하였으며, 종족(宗族)과 인친(姻親) 간에 돈목(敦睦)하였다. 죽을 무렵에 여러 자질(子姪)들을 불러 놓고 말하기를,
“우리 집이 본래 한 고을의 이속(吏屬)으로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청렴 근신하고 〈항상〉 조심하였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힘쓸지어다.”
하였다. 희경(僖景)이라 시호(諡號)하니,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희(僖)라 하고, 의(義)를 따라 구제하는 것을 경(景)이라 이른다. 부실(副室)에서 낳은 아들이 넷이니, 경인(景人)·경의(景義)·경례(景禮)·경지(景智)이었다.

○壬寅/前判府事崔迤卒。迤舊名遠, 字惟明, 江陵府人, 江陵君有璉之子。出身都評議知印, 庚申, 拜郞將兼糾正, 出知旌善郡, 又爲交州道按廉使, 累遷版圖、典法摠郞、監門備巡衛大護軍、三司右尹。庚午夏, 兼司憲執義, 轉三司左尹。時我太宗爲右尹, 迤心知有聖德, 日益敬待, 及卽位, 每稱迤有知人之明。壬申, 判通禮門事。是年秋, 太祖開國, 以迤除中樞院右副承旨, 陞左承旨。甲戌, 陞中樞院副使, 乙亥, 拜京畿左道都觀察使兼兵馬都節制使。丁丑, 出爲完山府尹, 庚辰, 入爲中軍摠制、左軍摠制兼大司憲。壬午, 出爲全羅道都節制使, 甲申, 入爲參贊議政府事。乙酉, 拜工曹判書、中軍都摠制, 丁母憂。明年春, 適有邊警, 上特召赴闕, 賜衣冠, 仍起爲忠淸道兵馬兼水軍都節制使, 固辭不允。戊子, 爲吉州道都按撫使, 己丑, 領晋州牧事。壬辰, 入判敬承府事, 轉刑曹判書。癸巳春, 赴京賀節日, 秋拜西北面都巡問使。乙未, 又爲參贊。丙申, 判右軍府事。戊戌, 開城留後, 歷贊成、戶曹判書。庚子, 慶尙道都觀察使, 以事罷。甲辰, 太宗文皇帝崩, 以迤爲進香使, 特加崇祿、判右軍府事。至是, 以疾卒, 年七十一。訃聞, 命中使致弔, 輟朝三日, 官屯葬事。迤處己謙恭, 喜看書, 睦宗姻。臨終, 召諸子姪曰: "吾家本以州吏, 至于今日者, 以廉謹小心耳, 汝等勉之。" 諡僖景, 小心畏忌僖, 由義而濟景。副室子四, 景仁、景義、景禮、景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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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세종8년 7월